국내 통신산업은 지금까지 4개의 이동통신 시대를 거쳐왔다. 음성만 가능했던 1세대(1G)와 여기에 문자가 더해진 2세대(2G)가 영상 제공까지 가능한 3세대(3G)로 발전했고, 최근 들어서는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4세대(4G)로까지 진화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인 5세대(5G) 통신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5G는 초당 1Gb 정도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통신 시스템으로서, 이 정도 속도라면 고화질 영화 한편을 2~3초 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과 같은 콘텐츠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본격적인 5G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 wiki.blog

본격적인 5G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wiki.blog

이처럼 5세대 통신만 서비스되더라도 이전에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 분야 선진국들은 벌써 5세대를 넘어 6세대 통신인 6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6G 관련 개발에 착수했으며, 중국 또한 공업정보화부를 통해 6G 연구를 막 시작했다. 또한 일본도 세계 최초로 100Gbps급 무선전송 시연에 성공하면서 6G 서비스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은 6G와 함께 7세대 통신인 7G 서비스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5G 서비스가 만들어갈 세상도 아직 펼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7G 서비스는 이른 감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SF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신기한 세상이 7G 서비스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음영지역 없고 수중통신도 가능한 6G 통신

6G 통신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속도다. 현재 사용중인 4G와 비교할 때 전송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따라서 실제인지 아니면 가상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모호한 세상이 6G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4G 서비스가 대부분인 현재 시점에서는 일을 할 때 사무실이나 현장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하지만 6G 통신 상황에서는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예전과 똑같은 사무실이나 현장이 가상현실로 펼쳐지면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속도만큼이나 주목받는 6G의 특징으로는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꼽을 수 있다. 최대 100Gbps의 양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6세대 통신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별도의 음영지역 없이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속도와 전송량에서 기존 통신 서비스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이다 보니,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경우 실제로 PC를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값비싼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대신에 저렴한 가격으로 멀티미디어와 게임, 그리고 웹호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이동통신 생태계의 발전 경로 ⓒ ETRI

세대별 이동통신 생태계의 발전 경로 ⓒ ETRI

오는 2030년경에 상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6G 통신은 5G의 핵심 기반인 사물인터넷(IoT)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공간과 데이터 등 사회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전망에 대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관계자는 “계획대로 6세대 통신이 개발된다면 그동안 기지국을 건설할 수 없었던 바다나 광섬유를 매설하기 어려웠던 험지(險地)까지 통신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목되어 왔던 지구의 통신 사각 지역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통신분야 전문매체인 페이상망(飛象網)의 보도에 따르면 6세대 통신은 전파의 송출 범위가 대폭 확대되므로 불가능하게 여겨져왔던 수중 통신의 실현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중통신이 가능하게 되면, 해양 관련 데이터 수집은 물론 수중 환경 오염이나 해저 이상 활동과 같은 해양과 관련한 정보 축적이 대량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기후 변화 관측 및 원격 영상 전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주요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7G 세상은 조단위의 센서가 네트워크로 묶인 초연결 세상

5G의 다음 단계인 6G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통신 서비스라면, 7G는 그야말로 SF영화에서나 등장할 것만 같은 꿈의 통신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ETRI 미래사회연구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0년 경에 등장할 7G 서비스는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 자체가 네트워크화 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시 말해 2040년 즈음에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과 인프라가 조 단위의 센서로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7세대 통신은 텔레파시까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dxschool.org

7세대 통신은 텔레파시까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dxschool.org

ETRI는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국가 ICT 전략도 ‘초연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초연결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은 물론 사람과 사물까지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ETRI 관계자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SF 영화에서 보았을 것 같은 상상의 세상이 실제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비유하며 “흔히 텔레파시라고 부르는 개개인의 마음과 생각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될 지도 모른다”라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7세대 통신 세상에서는 텔레파시 조차 하나의 통신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심해에서부터 우주까지 하나로 연결된 통신 시스템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래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s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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