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G 상용화로 고사양 모바일 3D V낸드 탑재 증가
- D램 가격·수요 감소 따른 위기..낸드 캐파 확대
- ''갤S10'' 1TB탑재..시안·평택 2라인 조기 가동

삼성전자가 올해 5G 상용화와 더불어 모바일용 3D V낸드 캐파 증설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축구장 400개 크기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D램 가격 급락과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수요 감소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의 위기를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따른 모바일용 3D V낸드 수요 확대로 극복하기 위해 빅픽처(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설 연휴기간 방문했던 중국 시안 2공장과 평택 2라인을 각각 올 연말과 내년 6월께 연이어 가동할 전망이다. 두 곳의 전체 투자 규모는 각각 8조원과 30조원에 달하며 향후 5·6세대 90단 및 120단급 최첨단 3D V낸드를 양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로 예상되는 가운데 3D V낸드의 압도적 캐파(CAPA·생산능력)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中시안 2공장’·‘평택 2라인’ 연내 완공…올 연말·내년 6월 연이어 가동

12일 평택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반도체 2라인의 지하골조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1월 말 건물 공사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건물 완공 뒤 공장 내부로 장비 입고 등이 진행되면 내년 6월께 시험가동이 시작되고 본격적인 제품 양산은 이르면 같은해 연말께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평택고덕산업단지는 전체 부지가 축구장 400개(289만㎡) 크기로 2017년 7월부터 가동 중인 1라인을 포함해 총 4개 라인을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이중 평택 2라인은 약 30조원이 투입돼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1라인과 비슷한 규모로 조성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 김기남 부회장과 CE(소비자 가전)부문장 김현석 사장, IM(IT 모바일)부문장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가 참여하는 경영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2월과 8월 등 두 번에 걸쳐 평택 2라인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 또 같은해 10월 삼성물산(028260)과 평택 2라인의 골조 공사와 상부 마감공사를 각각 1조 2000억원과 7000억원에 계약해 공사를 진행해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평택 2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건설 추진 현황을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슈퍼사이클’ 이후의 메모리 업황 변화를 철저히 분석하고 정확한 양산 시점을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이 부회장이 중국으로 새해 첫 해외 출장길에 올라 시안 2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캐파 확대에 무게가 실리면서 평택 2라인 건설도 함께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평택 2라인 공사를 관할하는 평택시청 산단조성팀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지진이나 흔들림에 영향을 받으면 생산성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지하골조공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골조만 끝나면 외부는 콘크리트벽이 아닌 패널 형태로 시공되기 때문에 건물 완공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 내년 6월 정도면 가동될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삼성전자 2018년 3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 및 최근 2년 동기 점유율 비교. (단위=%·자료=IHS마킷)
◇낸드 점유율 40% 사상 최고치…‘갤S10’ TB급 3D 낸드 탑재 승부수

메모리 업황 악화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신규 생산시설의 조기 가동을 추진하는 배경은 향후 메모리 수요가 5G 상용화와 발맞춰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옮겨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20일 선보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세계 최초로 TB(테라바이트)급 메모리를 탑재해 수요 확대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2년 넘게 이어진 ‘슈퍼사이클’은 글로벌 IT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 투자와 맞물려 사실상 서버D램이 이끌어왔다. 그러나 D램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만에 30% 가까이 급락하고 데이터센터 업체들도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더 이상 D램의 가격 상승이나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2017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고용량·고사양 3D 낸드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수요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2017년 9월 5.6달러(-3.11%)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선 뒤 가격이 꾸준히 떨어져 올 1월 4.52달러를 기록했다. 점진적인 하락세는 오히려 매출 확대로 이어져 2016년 368억 2000만 달러(41조 4000억원)였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지난해 626억 2800만 달러(70조 4000억원)로 70% 가량 늘어났다. 또 2020년엔 시장 규모가 7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이런 추세에 맞춰 세계 1위인 낸드플래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혀 지난해 3분기엔 40.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업체들도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메모리 용량을 늘리며 반도체 구매를 전년 대비 40~60% 늘렸다. 올해도 중국업체들은 5G 스마트폰의 본격 출시와 메모리값 하락이 맞물려 제품당 메모리 탑재 용량을 더욱 늘릴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PC를 능가하는 TB급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은 세계 1위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요를 확대를 촉진하겠다는 의지”라며 “PC 수준을 넘어선 저장용량과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의 등장은 5G 상용화와 더불어 메모리 시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갤럭시S10에 탑재될 세계 최초 ‘5세대 V낸드’ 기반 1TB 모바일 내장 메모리 ‘1TB eUFS’ (사진=삼성전자)

양희동 (eastsun@edaily.co.kr)

 

국내 통신산업은 지금까지 4개의 이동통신 시대를 거쳐왔다. 음성만 가능했던 1세대(1G)와 여기에 문자가 더해진 2세대(2G)가 영상 제공까지 가능한 3세대(3G)로 발전했고, 최근 들어서는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4세대(4G)로까지 진화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인 5세대(5G) 통신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5G는 초당 1Gb 정도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통신 시스템으로서, 이 정도 속도라면 고화질 영화 한편을 2~3초 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과 같은 콘텐츠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본격적인 5G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 wiki.blog

본격적인 5G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wiki.blog

이처럼 5세대 통신만 서비스되더라도 이전에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만, 통신 분야 선진국들은 벌써 5세대를 넘어 6세대 통신인 6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6G 관련 개발에 착수했으며, 중국 또한 공업정보화부를 통해 6G 연구를 막 시작했다. 또한 일본도 세계 최초로 100Gbps급 무선전송 시연에 성공하면서 6G 서비스를 위한 몸풀기에 들어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들은 6G와 함께 7세대 통신인 7G 서비스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5G 서비스가 만들어갈 세상도 아직 펼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7G 서비스는 이른 감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SF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신기한 세상이 7G 서비스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음영지역 없고 수중통신도 가능한 6G 통신

6G 통신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속도다. 현재 사용중인 4G와 비교할 때 전송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따라서 실제인지 아니면 가상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모호한 세상이 6G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4G 서비스가 대부분인 현재 시점에서는 일을 할 때 사무실이나 현장에 출근하여 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하지만 6G 통신 상황에서는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예전과 똑같은 사무실이나 현장이 가상현실로 펼쳐지면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속도만큼이나 주목받는 6G의 특징으로는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꼽을 수 있다. 최대 100Gbps의 양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6세대 통신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별도의 음영지역 없이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속도와 전송량에서 기존 통신 서비스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이다 보니,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경우 실제로 PC를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값비싼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대신에 저렴한 가격으로 멀티미디어와 게임, 그리고 웹호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이동통신 생태계의 발전 경로 ⓒ ETRI

세대별 이동통신 생태계의 발전 경로 ⓒ ETRI

오는 2030년경에 상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6G 통신은 5G의 핵심 기반인 사물인터넷(IoT)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단순한 개념에서 벗어나 공간과 데이터 등 사회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전망에 대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관계자는 “계획대로 6세대 통신이 개발된다면 그동안 기지국을 건설할 수 없었던 바다나 광섬유를 매설하기 어려웠던 험지(險地)까지 통신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목되어 왔던 지구의 통신 사각 지역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통신분야 전문매체인 페이상망(飛象網)의 보도에 따르면 6세대 통신은 전파의 송출 범위가 대폭 확대되므로 불가능하게 여겨져왔던 수중 통신의 실현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중통신이 가능하게 되면, 해양 관련 데이터 수집은 물론 수중 환경 오염이나 해저 이상 활동과 같은 해양과 관련한 정보 축적이 대량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기후 변화 관측 및 원격 영상 전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주요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7G 세상은 조단위의 센서가 네트워크로 묶인 초연결 세상

5G의 다음 단계인 6G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통신 서비스라면, 7G는 그야말로 SF영화에서나 등장할 것만 같은 꿈의 통신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ETRI 미래사회연구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40년 경에 등장할 7G 서비스는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 자체가 네트워크화 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시 말해 2040년 즈음에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과 인프라가 조 단위의 센서로 연결되는 이른바 ‘초연결’ 생태계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7세대 통신은 텔레파시까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dxschool.org

7세대 통신은 텔레파시까지도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dxschool.org

ETRI는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국가 ICT 전략도 ‘초연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초연결 세상이란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은 물론 사람과 사물까지 연결되는 세상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ETRI 관계자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SF 영화에서 보았을 것 같은 상상의 세상이 실제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비유하며 “흔히 텔레파시라고 부르는 개개인의 마음과 생각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될 지도 모른다”라고 가정했다.

그러면서 “7세대 통신 세상에서는 텔레파시 조차 하나의 통신 수단이 될 수 있는 만큼, 심해에서부터 우주까지 하나로 연결된 통신 시스템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래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stimes@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