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美 폴리플러스와 협약
오픈이노베이션 첫 기술확보

미래전기차 핵심소재인
리튬금속전지 상용화 앞당겨

이성준 기술혁신연구원장(오른쪽)이 18일 스티브 비스코 대표(왼쪽)와 협약식을 맺은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이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미국 배터리 기술 개발 업체인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이하 폴리플러스)와 리튬금속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약을 통해 폴리플러스가 보유한 전도성 유리 분리막 연구개발에 수백억 원대 자금을 투자하게 된다. 향후 지분 투자와 기술 라이선스 확보 옵션도 검토하고 있다. 폴리플러스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본사를 둔 배터리 기술 개발 업체다. 이 회사가 보유한 전도성 유리 분리막 기술은 리튬금속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기술로 평가받는다. 현재 135건을 넘는 지식재산과 40건의 특허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하반기까지 전도성 유리 분리막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이를 리튬금속전지 개발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리튬금속전지는 용량이 흑연의 10배 이상인 리튬 음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약 1000Wh/ℓ 수준으로 일반 리튬이온전지보다 두 배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리튬이 적체되는 덴드라이트(금속 표면 어느 한 부분에 비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가 발생하면서 분리막을 통과 및 훼손해 결국 화재가 일어난다는 한계가 있다.

전도성 유리 분리막은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억제해 리튬금속전지를 안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기술로, 소재 개발에 성공한다면 리튬금속전지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이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방식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첫 번째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미국·유럽 소재 주요 연구소, 대학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연구개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이번 투자협약과 같은 사업 협력 생태계까지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배터리 메탈 리사이클링, 친환경 소재 개발 등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은 "빠르게 진행되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차세대 핵심 역량은 기술력"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외부 단체와 협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1조9000억원 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구축에 돌입했으며 지난해 8월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82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짓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8400억원이 투자되는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추가 수주를 통해 총 생산량을 6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020년부터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형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지원 실장은 최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터리 사업은 적극적으로 수주 확보를 추진하고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아직 배터리 사업 수익성 확보가 제한적이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본격화하는 2020년 이후 이익 실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오픈 이노베이션 : 기업이 업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미래 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확보 방식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개발 트렌드를 반영해 적시에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제약, 친환경 에너지 소재 업계에서 주로 활용된다.

[강두순 기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