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프론테크 연초 이후 23%대 급등..일부는 주춤세
너도나도 배터리 증설 경쟁.."그래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연초 이후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거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의 주가에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망설이게 했던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해소됐고 이에 따라 배터리 투자 경쟁에 대한 걱정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마켓포인트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051910) 주가는 연초 이후 무려 12%가량 급등해 현대차(005380)를 제치고 시가총액 4위에서 3위로 뛰었다.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은 8%대, 4%대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부품 등을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089980)는 23%대 급등세를 보였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 생산업체 포스코ESM과 합병 예정인 포스코켐텍(003670)은 코스피 이전 상장 이슈와 맞물려 8%대 상승하기도 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차량 배출가스 규제가 시행되는 유럽연합(EU) 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1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비 각각 81%, 102% 증가했다. 중국과 미국도 1월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175%, 41% 늘어났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무려 4.8%로 올라섰다. 실제로 아우디의 첫 순수 전기차인 ‘E-트론’의 예약 수주가 2만대를 넘어섰고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는 올 들어 국내 예약 판매 대수만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대량생산 모델들이 생산 단계에 진입하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트론 1대당 배터리 용량이 95kWh이고 예약 대수가 2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 수요만 약 1.9GWh”라며 “E-트론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E-트론 모델 하나로만 지난해 출하량(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10GWh 상회)의 20% 수준의 수주를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배터리 공급업체들도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정유사업과 필름 등 소재사업으로 물적분할을 실시하고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선 헝가리 제2공장 설립을 통해 2022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55GWh에서 60GWh로 확대키로 했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ESM과 합병한 후 2020년 2월말까지 2250억원을 투입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1만5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늘린단 계획이다. 2만4000톤은 40kwh급 전기차 배터리 30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에코프로(086520)의 2차 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5일 상장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증설을 통해 현재 약 2만9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2020년 5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 증설 경쟁 우려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멀었단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020150), 엘앤에프(066970), 코스모신소재(005070) 등 일부 업체는 연초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향후 최소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공급 능력이 매 2.5년마다 두 배로 늘어야 하는데 이 수요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배터리 수요가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자전거, 오토바이, 선박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