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테마파크, 12년간 두번 무산됐다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경기도 화성국제테마파크 건설 사업에 신세계그룹이 나서면서 재시동이 걸렸다.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표방했지만, 12년간 두 번씩이나 무산되며 백지화 위기까지 갔다가 마침내 주인을 잡은 것이다.

토지 소유권을 가진 시행사 한국수자원공사는 28일 "화성국제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6배 규모

경기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동(東)편에 들어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315만㎡ 규모로, 일본의 대표 놀이공원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규모(54만㎡)의 약 6배에 달한다. 이 지역에 직접 투자되는 신세계 돈만 총 4조5700억원. 컨소시엄은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지분 90%)와 신세계건설(지분 10%)로 구성됐다. 롤러코스터 등 짜릿한 놀이기구, 가족 휴양용 워터파크, 공룡 탐험 파크, 장난감 나라 등 크게 4가지 테마로 공원이 조성된다. 이와 연계한 객실 1000개 규모의 호텔, 쇼핑몰과 K팝 공연장, 골프장도 지어져 아시아 대표 '테마파크 타운'이 수도권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2026년 1차 개장이 계획된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건설 기간 10년 동안 6만여 명이 투입되고, 개장 이후엔 매년 1만5000명이 테마파크에 직접 고용되면서 총 유발 고용 효과만도 11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두 번 엎어졌던 사업…신세계 "자신 있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이미 두 차례 엎어졌던 사업이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와 USKR컨소시엄은 2007년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한국에 짓는 MO 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지연됐다. 그러던 중 2010년 롯데그룹이 대주주로 뛰어들었지만 땅값 협상 등에서 이견이 생겨 결국 2012년 무산됐다. 2015년엔 대우건설과 중국 자본이 참여한 USKPH 컨소시엄이 재추진에 나섰다가 사업비 조달 등의 문제로 2년 만에 접었다. "백지화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경기도와 수자원공사 등이 사업자를 찾는 세 번째 도전에 나섰고, 신세계가 손을 들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성공 방정식'을 다시 쓰겠다는 의지다. 신세계 관계자는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쇼핑에 오락과 먹을거리를 접목한 스타필드의 모델에다 놀거리와 스포츠(골프장), 숙박(호텔)까지 추가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부분 개장…韓·中·日 테마파크 격전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이제 긴 여정의 첫발을 뗐다. 2021년 착공하면 2026년 테마파크 1차 개장까지 7년, 2031년 완전 개장까지는 12년이 걸린다. 완공되면 국내에는 춘천 레고랜드(2022년 개장), 영종도 리조트(올 상반기 착공)까지 대형 테마파크 3곳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일본과 중국 테마파크들과 글로벌 경쟁도 치러야 한다. 일본에선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수퍼 닌텐도 월드가 문을 연다. 중국 베이징에선 65억달러(약 7조3000억원)가 투자된 아시아 최대 규모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2021년 문을 연다.

[임경업 기자 up@chosun.com]

신세계 온라인통합법인 내달 출범
백화점·이마트와 시너지 노려

7개 온라인몰 통합 한창인 롯데
온·오프 연계 앞선 쿠팡과 삼파전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인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에 포문을 연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1일, 온라인 통합법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이 공식 출범한다고 26일 밝혔다. 백화점·이마트 등 온라인을 합한 법인으로 올해 매출 3조1000억, 4년 후에 1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 1조원 투자 유치 등 이커머스 부문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이커머스에 유통의 미래가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김포·보정(용인)의 물류센터 외에 김포에 온라인 전용센터를 하반기에 구축한다.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 지역 배송효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또 전국 100여 개 이마트를 활용한 배송 기능도 확대한다. 온라인 주문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결하는 ‘O4O(Offline for online)’ 전략이다. 콘텐트는 백화점·이마트 등이 보유한 400만 가지의 직배송 상품으로 3시간 단위 예약배송과 당일 배송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핵심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세계의 이커머스 진격은 경쟁자인 롯데·쿠팡에 비해 늦은 감이 있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구축하고, 2020년 3월 롯데 산하 7개 온라인몰을 통합·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의 전략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배송 전진기지 구축, 즉 물류센터 확장이다. 여기에 현재 7개 몰을 통합할 경우 상품 수가 2000만 개에 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인공지능(AI) 음성인식과 대화방식을 통한 상품추천과 구매가 가능한 ‘보이스 커머스’도 핵심 전략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배송 지역과 상품에 따라 각각 30분·3시간·24시간에 완료하는 전략”이라며 이를 위해 “온라인 통합에 1조원, 시스템 구축에 5000억, 고객 확보와 마케팅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 강자’ 신세계·롯데의 경쟁 상대는 쿠팡이 유력하다. 이들이 구축하려는 온·오프 기반을 쿠팡은 3년 전부터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수치로 봐도 쿠팡이 앞선다. 쿠팡은 20여 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으며, 올해 이를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또 롯데·신세계가 각각 하루 30만·8만 박스를 배송하고 있지만 쿠팡은 이미 1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받은 2조원의 자금 등 화력도 든든하다.

지금까지 온라인쇼핑은 쿠팡을 비롯한 G마켓·11번가·티몬·위메프 등 오픈마켓이 이끌어왔다. 특히 거래액 10조원(2018년 기준)에 육박하는 G마켓·11번가가 선두를 달렸다. 이들은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딜(Deal)’과 프로모션 정책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현저히 낮았다. 모든 오픈마켓이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흑자를 내는 곳은 G마켓 한 곳뿐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롯데·신세계·쿠팡 등 ‘직매입(상품을 직접 구매하고 재고까지 책임지는 방식) 3자’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자체 물류센터와 경쟁력을 갖춘 자체 상품이 온라인쇼핑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제는 ‘할인 경쟁’으로 덩치만 불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조5000억~5조원(추정)으로 매출로 치면 롯데(약 8조5000억원)에 이은 2위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가 이커머스 새판짜기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온라인 강자와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강자, 여기에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 등이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커머스 핵심 역량은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고객 획득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송하는 능력, 즉 배송·물류 구축이 될 것”이라며“이커머스에 맞는 성공 방정식을 빨리 체화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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