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특파원 ] “뉴스에 팔아라.”(sell the news)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25일(현지시간) 증시 격언을 따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1~2주내 빅뉴스가 나올 수 있다"는 발언에 세계 증시가 급등하고 뉴욕 증시도 큰 폭 상승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오름세는 줄었습니다.

오전 11시께 200포인트가 넘게 급등하던 다우는 결국 60.14포인트(0.23%) 상승한 채 마감됐고, S&P 500 0.12% 오른 2,796.11에 끝났습니다. 또 나스닥은 0.36% 상승한 7,554.46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은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올들어 12% 가량 올랐습니다.


지난주 핌코의 마크 키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요 자산, 특히 주식에서 과매수가 일어나고 있다. 많은 호재를 이미 주가에 반영한 만큼 자금을 옮겨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시장에선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날 아침 CNBC와 인터뷰에 나선 워런 버핏은 "주식은 아직 채권보다 싸다"고 말했지만, 애플에 대해선 "지금으로는 살 생각이 없고 더 떨어지면 추가 매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뜻입니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 덕분일 겁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중 협상 타결로 증시가 급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협상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가 사라지고 지식재산권 등 폭넓은 분야에서 미국 이익이 반영된 채 타결된다면 5~10% 상승할 수 있다고 점쳤습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타결될 경우 “뉴스에 파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은 기술적 측면에서도 장벽에 부딪쳤습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2800선 사수를 위해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4포인트 낮은 2796.11로 마감됐습니다.

S&P500 2800선은 지난해 2월, 3월, 6월, 10월, 11월, 12월 등 6번에 걸쳐 도전했다가 좌절된 선입니다. 두터운 매물벽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작년과 달리 S&P500 기업의 올해 실적 예상치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1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0.9%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이런 여러 장애물을 넘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재료로 2800을 뚫을 수 있을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중 무역협상은 타결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차 관세 부과는 피할 것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막대하지만, 기축통화국이라 다른 나라와 다르다. 위기를 겪을 지 알 수 없다.”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춘 건 트럼프 압력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올 하반기 Fed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의 에단 해리스 글로벌 이코노믹스 헤드를 만났습니다.

그는 미국의 침체 가능성은 없으며, Fed가 올 하반기 다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습니다.
또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국 행정부 모두 경기 둔화 조짐에 쫓겨 타결 필요성이 크다는 겁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 만큼 충분히 양보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경제 전반>

미국 경제 전망 : 소프트랜딩할 것으로 본다. 재정 부양 조치가 정상화되고, 금융시장 여건도 최고로 좋았다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성장도 정상적 트랙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미국 침체 가능성 : 낮다. 시장이 너무 과장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 증시가 지난 12월에 하락한 건 재정, 금융조건 등 정상화에 대해 지나치게 반응한 것이다. 경기 사이클의 종반에 있다고 하지만, 야구로 치면 7이닝에 있다고 본다. 리세션 리스크가 많지 않다.

재정 부양은 지속되지 못할 것 : 트럼프 행정부는 2년간 3000억달러 재정 지출을 늘렸고, 10년간 1조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를 시행했다. 이는 더블에스프레소급의 카페인을 부은 것과 같다. 지난해 4개 분기에 걸쳐 효과가 컸다. 하지만 이게 계속될 수는 없다. 점점 정상화될 것이다. 2년간 한시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린 예산안이 오는 9월말에 끝나는데, 아마도 양당 합의로 다시 늘릴 수도 있다고 본다. 인프라 예산 투입은 양당의 논리가 달라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셧다운은 큰 영향은 없을 것 : 셧다운은 정치적 쇼다. 경제적 충격은 크지 않았다. 한 분기 내내 지속되었다면 스필오버되면서 성장률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지금은 올해 성장률에 0.6%포인트 정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본다. 셧다운에 대해선 민주당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탓하는 여론이 크다. 그래서 아마도 더 이상 계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

부채한도 협상의 위험성 : 셧다운과는 좀 다르다. 훨씬 위험하며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1995년, 2011년, 2013년 등 미니 리세션을 가져온 적이 많다. 그래서 그동안 90번 시도해서 (어떻게든) 90번 모두 통과는 됐다.

Fed 긴축의 영향 : 금융시장 여건이 매우 쉬웠던 데서 중립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2년을 보면 정말 최고로 좋았다. 이를 뒤집는 상황에서 증시에 조정장이 나타났지만 엄청난 쇼크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다.

소비는 강한 미국 경제의 근원 : 소비자들은 매우 좋다. 고용시장이 좋아 실직 걱정을 하지 않는다. 가계 밸런스시트를 봐도 건강하다. 일부 분야의 부채가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하다.

무역전쟁은 상당히 큰 위협 : 무역전쟁은 새로운 이퀄리브리엄이 만들어지기 전에 불확실성이다. 영국을 봐라. 노딜브렉시트 가능성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경기를 해치고 기업들은 어려워진다.

주택시장의 버블은 없다 : 주택시장 회복이 매우 슬로우하기 이뤄졌기 때문에 별로 버블이 없다.

기업 투자 둔화 : 기업 투자도 마찬가지다.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과열되지 않았다. 기업이 언제 투자에 긍정적이었던 적이 있었나. 지난해 감세로 인해 잠깐 그런 적이 있었지만, 무역전쟁 심화로 인해 계속 제약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 분명히 슬로우다운하고 있다. 이번 경기 확장기에 세번째 슬로우다운이다. 2012년, 2015년에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리세션은 아니었다. 그냥 둔화다.

중국 경제 전망 : GDP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리세션은 아니다. 중국 경제 둔화의 요인은 2가지다. 첫 번째는 중국 정부의 계획적 부채 감축이고, 두 번째는 거기에 무역전쟁이 압력을 더했다. 2분기에는 (Fed의 금리 인상 중단에 따라) 금융조건이 개선되고 중국정부가 지속적 부양에 나서면서 괜찮을 것이다. 중국은 아직도 혼합경제여서 정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 정도로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

임금 상승? : 완전고용이 이뤄지면서 임금이 올라가고 있다. 지금 소비는 미국 경제에서 가장 강한 부분이다. 고용시장은 매우 뜨거운 상태이고 앞으로도 상당시간 좋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금새 차가워지지 않는다. 왜냐? 기업들이 고용에서 구인난을 겪은 건 몇 년이 됐다. 그래서 아직도 빈 일자리가 많다. 그래서 경기가 약간 슬로우다운된다해도 당분간 신규고용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통상 미국의 침체는 Fed에서 왔다. Fed가 긴축하는 가운데 어떤 리스크가 터지면서 위기가 왔었다. 지금 인플레는 Fed가 겁낼 만큼 높지 않은 상태다.

노동시장 상황에 비해선 인플레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미국 경기에 가장 좋은 뉴스는 인플레가 Fed를 놀랄 정도로 높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인플레는 이렇게 낮은가? 오랜 기간 낮은 인플레가 계속되면서 사람들로 낮은 인플레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선진국들은 연 1.5% 물가 상승에 그냥 멈춰있는 듯하다.

Fed의 지난 몇 년간 양적완화 정상화는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1. 2015-2016 : 완전고용을 이루는 단계. 재닛 옐런은 우리는 언제나 바뀔 수 있다.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겠다. 그런 자세를 보였다.

2. 2017~2018 : Fed가 좀 더 자신감을 갖게된 단계. 정해놓은 스케쥴에 따라 분기 1회씩 금리를 인상하고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시작했다.

3. 2019 : Fed가 인내심을 갖는 단계. 경기는 슬로잉다운이지만 트러블이 있는 단계가 아니다. 경기 확장 지속 or 침체 중 어느 스토리가 옳은 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 싸워야할 인플레이션도 없고, 급하게 금리를 올려야할 상황도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좀 더 올라갈 것이다.

Fed의 변심 이유 : Fed는 작년 12월 매파적이었다가 올 1월 슈퍼 비둘기로 돌변했다. Fed가 이렇게 빨리 바뀐데 대해 걱정하는 고객들이 많다. 왜 이렇게 바뀌었나. 12월에 매파적이었던 건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금리를 올렸을 때는 적절한 설명을 해야한다. 인상 배경에 대해 매파적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에 금리 인상을 멈출려면 또 설명을 해야한다. 그래서 1월에는 나쁜 점을 더 중점으로 언급한 것으로 본다.

Fed가 슈퍼 비둘기가 된 이유 : 이번에 기어를 바꾸면서 Fed는 보통 때에 비해 2배의 압력을 받았다고 본다. 원래 정책 기조를 바꿀 때 압력이 큰 데 이번에는 미중 무역전쟁, 연방정부 셧다운, 파월 해임설, 중국 경기 둔화, 증시 하락 등으로 인해 뭔가 프렌들리하게 시장에 말해야한다는 압력이 매우 컸을 것이다.

파월의 변심, Fed 신뢰를 해쳤나? : Fed가 정책 기조를 바꾼 건 정치적 압력 때문은 아닐 것이다. Fed의 원래 계획이 금리 인상을 12월까지 하는 것이었을 수 있는데, 마침 지금 상황이 그랬을 수 있다. 파월 의장만 비둘기파로 변했다면 정치적 압력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위원들, 심지어 원래 매파들까지 한 목소리로 비둘기파가 됐다. 사실 의장을 제외한 위원들은 정치적 압력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

급격한 정책 변화로 Fed에 대한 신뢰성이 약간 손상을 입었지만, 그들이 전한 메시지는 설득력이 있었다. 만약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정책을 바꿨다만 신뢰가 손상이 됐을 텐데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Fed는 매우 조심스럽게 잘 메시지를 전달했다.

Fed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 그들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다. 올해 말에 두번 더 올릴 것으로 본다. 시장도 괜찮고 경기도 괜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플레는 약간 더 올라라갈 것이다. 그래서 Fed는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다. 통상 Fed는 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최대한 더 올리는 속성이 있다. 다음 위기를 맞았을 때 대응하기 위해 충분히 금리를 낮추길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리세션 가능성>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이다. 3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1. 주택 시장 등 크레딧 버블= 현재 그런 건 없다
2. 인플레이션 = 2~3년 뒤에는 모를까. 지금 걱정이 없다
3. 유가 급등으로 인한 충격= 이것도 없다. 오는 5월 이란 제재가 완전히 시행된다해도 충격이 있으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해서 채워줄 것이다.

즉 과거 침체를 불렀던 3개 조건에서 별다른 우려가 없는 상황이다.

증시는 지금 경기와 관계가 없다 : 증시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건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것이다. 즉 정책적 요인이다. 너무 많은 정책적 위기 요인이 있다. 금리 인상, 무역전쟁, 브렉시트, 이란제재로 인한 유가 충격, 이탈리아 부채위기와 이탈렉시트 가능성 등이다. 지난해 말 증시가 큰 조정을 겪은 건 이런 지정적학 위험 때문이라고 본다. 현재 증시가 회복된 건 Fed가 후퇴한 데다 미중 무역전쟁도 해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 타결? : “No pain, No deal”이라고 본다. 지금 미국과 중국 둘 다 타결에 대한 동기가 있다. 중국은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타결 의지가 있고,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몇 달 간 타결할 동인이 생겼다. 재정부양책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딜을 하기 위한 조건이 완성되고 있다. 중국은 몇 개 분야에서 양보를 하고 트럼프는 받아들일 것이다. 트럼프는 딜을 원한다. 중국이 충분히 트럼프가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

5월에 이란 제재에 대한 면제조치가 없어지면 유가 급등 가능성? : 어느정도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가 좀 더 증산을 하고 미국에서는 셰일 오일 증산이 계속 이뤄질 것이다.

<향후 위기 가능성>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최근 ‘퍼펙트스톰’을 경고했다 : ‘노 스톰’이라고 본다. 많은 리스크가 있어서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나온다면 그럴 수도 있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고, 이탈리아가 EU를 탈퇴하고, 무역전쟁이 확산돼 미국이 모든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매기고. 수입차에도 관세를 때리면 큰 쇼크가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영국은 어쨌든 노딜은 피할 것이고, 이탈리아도 EU를 탈퇴하진 않을 것이다. 무역전쟁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차 관세 매길까? : 매길 것 같지는 않다. 그건 미국 소비자를 해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소비재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피했다. 그건 소비자에게 충격이 크다. 수입차에 대해 관세를 때리면 미국 소비자들이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은 피할 것이다.

재정적자로 인한 위기 가능성 : 미국의 재정적자는 너무 크고 급속히 늘고 있다. 감세로 인한 영향이 크다. 비올 때 감세를 했어야하는데 잘못된 시점에 취해졌다고 본다. 그래서 효과도 크지 않다. 재정적자가 막대하지만, 미국이 그로 인해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어떤 연구도 미국이 언제 그런 빚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될 지 예고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도 이 정도 국가부채가 쌓이면 위기를 겪었다. 신흥국들은 몇 번씩 그랬다. 하지만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다. 잘난체 하는 건 아니지만 미국이 언제 위기를 겪을 건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부유세, 그린딜 등 반자본주의 정서가 커지고 있다 : 걱정이 된다. 공화당과 민주당간 간격이 너무 크다. 공화당은 감세와 재정부양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공짜 교육·의료 등을 주장한다. 이런 정책들은 재정적으로 가능한 지부터 따져봐야한다. 미국은 해외로부터 엄청난 부채를 빌리고 있다.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이런 정책들은 잘못된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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