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SK텔레콤, 키움증권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동통신 1위 SKTIT기반 증권 플랫폼 강자인 키움증권이 하나은행과 협력진영을 꾸림에 따라 유례 없는 초대형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이 출범하게 됐다.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별도 인터넷은행 사업을 위해 하나은행이 라인과도 손잡는다.

19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하나은행, 키움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리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

반면 참여가 유력시 됐던 SKT-하나은행 핀테크 합작법인 핀크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 진영 형성으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앞서 신한은행이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확정했다.

카카오와 KT 등 비금융사가 주도했던 과거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이번에는 전통 대형 금융사 주도로 이동통신, 핀테크, 이종 금융사가 연합하는 변화가 눈에 띤다.

업계는 하나은행과 SKT조합이 신한-토스 조합을 뛰어넘는 강력한 컬레버레이션이 기대된다고 예상한다.

특히 양 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조합할 경우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케뱅이나 카뱅을 뛰어넘는 강력한 빅데이터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간편결제를 비롯 블록체인, AISK와 하나금융이 보유한 기술력을 조합할 경우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하나은행과 라인이 인도네시아에서 별도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금융을 위해 네이버와 손잡은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라인의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의 지분 20%(2대주주)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하고 핀테크 업무제휴를 맺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네이버가 빠졌지만 해외 인터넷은행 사업에 사실상 하나은행과 네이버 라인이 협력진영을 구축한 셈이다.

이는 그간 내수시장에 머물렀던 인터넷전문은행 글로벌화를 처음 추진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 거점으로 디지털 뱅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IT DNA가 강한 키움증권까지 가세함에 따라 혁신적인 금융 포트폴리오 구성과 아시아 전역에 핀테크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획득할 경우 1차로 은행과 통신사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결합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간편결제부터 여수신, 자산관리, 포인트 등 강력한 금융 통합 인프라를 구현할 예정이다.

해결과제도 남아있다. 초대형 진영을 형성했지만 인가 심사시 혁신성 가점을 받을 수 있는 또다른 기업 참여가 필수다.

업계관계자는 “하나-SKT 컨소시엄에 참여를 제안하는 중대형 기업이 많아 인가 심사 전까지 혁신 DNA를 가진 기업 참여가 예상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거품 논란' 벗어날지 관심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치료제…20여國서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판매허가 땐 시장성 크다" 기대…수익모델 없지만 코스닥 시총 2위

상반기 임상 '중간평가'가 변수

[ 이지훈/김진성 기자 ] 코스닥 시가총액 2위 바이오 기업 신라젠이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다. 자기자본 기준 9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투자에 나선다. 이번에 끌어모으는 자금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 등에 사용된다.

대규모 자금조달 나선 신라젠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키움증권과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CB의 이표금리는 연 1%, 만기수익률은 연 4% 수준이다.

후순위 출자자의 수익률은 이보다 높은 연 8%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키움증권은 후순위 출자자를 구하는 대로 신라젠의 자금확충 일정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신라젠은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들어낸 바이러스를 이용해 면역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차세대 신약으로 꼽히는 이 회사의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만든 항암 바이러스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략한다.

펙사벡이 암세포를 골라내면 환자의 면역체계가 이를 위험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면역항암제로는 다국적 제약사 암젠이 내놓은 ‘임리직’이 유일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021년까지 전 세계 면역치료제 시장이 14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펙사벡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 3상 확대

신라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허가를 2015년 받았다. 2016년 12월엔 이를 발판삼아 기술특례 절차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현재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600여 명의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제약 회사 중 면역항암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하는 첫 사례다.

신라젠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 중 약 1000억원을 임상 3상 규모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연구개발(R&D) 등에 쓴다. 신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으로 펙사벡의 적용증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 ‘JX-970’에 대한 전임상도 추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에 성공하면 임상 3상에 필요한 자금에 더해 여윳돈을 확보하게 된다”며 “신라젠이 자금 부담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R&D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용성 평가 통과할까

펙사벡 상용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신라젠은 아직 마땅한 수익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7년에 연간 570억원, 작년 1~3분기에 47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228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2위다.

올 상반기는 펙사벡 상용화 성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임상시험 평가를 담당하는 글로벌 자문기구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가 펙사벡의 임상 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무용성 평가는 개발 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해 연구를 계속할지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무용성 평가를 통과하면 펙사벡 상용화는 속도를 낼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라젠의 기업가치는 사실상 펙사벡에 대한 기대만으로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라젠 시총 규모가 워낙 커 펙사벡 임상 결과에 따라 코스닥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김진성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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