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판매량 3만26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테슬라 전기차가 북미 시장에서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북미에서 일본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테슬라에 이어 상반기 내 GM도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본 등 수입차 업계 시장 선전이 예상된다. 

11일 북미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에 따르면 지난달 북미 전기차(BEV·PHEV) 시장에서 테슬라 전기차 점유율이 44%(7650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48%(8325대)보다 4% 떨어졌고, 직전인 작년 12월(65%)과 비교하면 20% 넘게 하락했다.

반면에 일본산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 늘고 있다. 혼다 '클라리티 PHEV(1213대)'는 지난달에 이어 테슬라 '모델3(5750대)'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차종 별 판매량에서 두 달 연속 혼다가 2위 자리를,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도 두 달 연속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와 GM이 독주해온 2~3위 자리를 일본차가 꿰찼다. GM '볼트(Bolt)'와 닛산 '리프(Leaf)'는 각각 4·5위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국산차 판매량은 여전히 저조했다. 기아차 '니로 PHEV' 판매량이 13위를 기록했고, 지난 달 현지 출시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쏘울EV'과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은 모두 40위권에 그쳤다.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14개월째 연속 판매량 1위를 달성한 테슬라 모델3.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14개월째 연속 판매량 1위를 달성한 테슬라 모델3.>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전기차 판매가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애초부터 적게 잡은 생산 물량으로 구매를 원하는 현지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게 나온다”며 “다수의 모델을 내놓고도 실적이 저조한 국산차와 달리 일본 업계는 브랜드 별로 1~2개 모델에 집중하며 미국에서 크게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는 미 정부 관련법에 따라 판매 기간과 상관없이 전기차 판매량이 20만대를 초과하면 보조금이 줄어든다. 지난해 말부터 테슬라 차량의 국가 보조금은 약 850만원에서 420만원으로 깎였다. GM도 올해 상반기 내 20만대 판매량 돌파가 예상돼 보조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한국과 일본으로 양분되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지난 달 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10%대 초반을 이어가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연내 완전 자율주행 기능 완성…내년 말 운전석 졸면서 주행”

경쟁업체들 보수적 움직임과 반대로 ‘공격적’ 약속 주목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난 19일(현지시각) “올해(2019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완성될 것”이며 “2020년 말엔 주차장에서부터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어디든지 운전석에서 졸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의 투자자인 ARK 인베스트먼트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자율주행차의 임박한 등장에 대해 “확신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팟캐스트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팀이 고속도로 주행을 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교차로 주행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재 개발단계에서 교통신호등과 정지신호를 인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교통신호등이 복잡한 교차로에서는 상황이 애매하다. 사람 운전자도 어떤 신호등을 따라야 하는지 분명하지 않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시작했다는 게 의미있지만, 전문가들은 보행자가 없고 도로 체계가 잘 정비된 고속도로 주행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고 말한다.

“테슬라, 고속도로 주행 통과, 현재 교차로 테스트중”


그러나 머스크의 말대로 실제로 내년에 완전자율주행차가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현재 제한적 지역에서의 부분 자율주행 성능과 머스크가 말한 대로 ‘어느 곳으로든지’ 완전 자율주행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머스크의 발언이 지니는 ‘낮은 신뢰성’ 때문이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차량의 개발과 보급 시점에 대해 과장된 낙관과 공언을 일삼아왔기 때문이다.

첫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무지무지 어려운 기술”



‘눈비없고 보행자 드문’ 애리조나에서 ‘제한적 서비스’


자율주행 연구에서 가장 앞선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구글 알파벳의 자율주행 부문 회사인 웨이모는 지난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전 신청 고객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서비스이며 눈비가 거의 없고 보행자가 드문 피닉스 일대에서만 가능하다. 완전 자율주행 택시임을 내세웠지만, 여전히 운전석에는 웨이모 직원이 만약을 대비해 탑승한 상태의 ‘시범서비스’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웨이모의 최고경영자 존 크라프식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은) 무지무지 어렵다”고 말했다.
제너럴 모터스 크루즈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올해 안에 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서비스 시점과 지역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자율주행에 공격적이던 우버는 지난해 아리조나에서 자율주행 도중 보행자 사망사고를 일으킨 이후 유동적이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상업화와 함께 스페이스엑스의 성공적인 로켓 발사를 통해 발사체를 회수하는 우주여행 시대를 개막하며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개발과 관련해 지나친 낙관과 결과적 공수표를 남발해오고 있다. 머스크는 2016년에도 2017년이면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출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 원격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에 판매한 테슬라 모델에서도 3000달러 정도를 내면 ‘완전자율 주행’ 기능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제시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머스크는 2016년 3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발표하며 2017년 말까지 주당 5000대를 공급하겠다며 사전 신청을 받아 계약금을 낸 예약고객이 40만명을 넘어섰지만, 공수표가 됐다. 2017년 3분기와 4부기에 출시된 모델3는 각각 222대와 1500대에 불과했다. 모델3의 출시와 공급 지연으로 테슬라는 한때 유동성 위기와 파산 우려가 높아진 적이 있다. 머스크의 말처럼 올해 안에 자율주행 모든 기능이 완성될지 주목된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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