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율촌산단에 설비투자
투자심의위원회서 논의중

포스코그룹이 2000억여 원을 신규 투입해 전기차용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시장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다.

기존 전기차용 음극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극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전기차 소재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포스코는 신성장부문 산하 이차전지소재사업실을 통해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나서고, 철강부문 자동차소재마케팅실 밑에는 친환경차 섹션을 최근 신설해 전기차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계열사인 포스코ESM이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2000억원대 전기차 양극재 설비에 투자하는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ESM은 현재 연산 양극재 9000t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노트북과 휴대폰 같은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용 이차전지에 필요한 양극재 위주로 생산해 왔다. 이번에 2000억원대 투자를 통해 전기차용 양극재 생산설비를 3배가량 확충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이차전지 업체에 고성능·고용량 양극재를 공급하게 된다. 이어 양극재 생산 규모를 2022년까지 5만7000t으로 대폭 확대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급증하는 친환경 전기차 수요에 발맞춰 이차전지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호주 필간구라 리튬광산을 보유한 필바라미네랄스 지분과 아르헨티나 리튬염호 광권 매매를 통해 이차전지 원료인 리튬을 확보했다. 또 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적용해 2020년에 탄산수산화 리튬공장을 신설한다.

포스코켐텍은 현재 세종시 사업장에 연간 2만4000t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1년 7만4000t까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는 30㎾급 전기자동차 배터리 약 270만개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또 포스코켐텍은 음극재 원재료인 인조흑연 생산에 쓰일 침상코크스 공장도 짓는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켐텍이 포스코ESM 흡수합병을 통해 4월 1일 새롭게 출범하면 '포스코케미칼'로 사명도 변경해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화학·탄소소재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케미컬(chemical)과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인 '켐텍'보다는 IT 이미지를 내려놓고 '케미칼'이라는 심플한 명함으로 세계 무대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포스코ESM의 전기차용 양극재 설비 증설은 포스코케미칼 출범 직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실질적인 첫 투자로 해석된다. 포스코가 철강회사라는 본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인 전기차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분야를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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