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출규제 강화로 전기차 각광… 폴란드 공장 증설 이어 공격적 투자
SK이노베이션도 9500억 투자, 헝가리에 제2공장 건설하기로


 

LG화학이 폴란드에 이어 유럽에 추가로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LG화학 측은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폴란드 배터리 공장 증설에 이은 신규 공장 건립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이 2020년부터 강력한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마다 앞다퉈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놓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 본사와 생산 공장 인근에 배터리 공장도 세워지길 희망하고 있어 배터리 업계 전반적으로 유럽 지역 설비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부문장(사장)도 최근 폴란드 현지에서 “폴란드 공장 생산능력을 계속 키워 향후 2∼3년 내 유럽 생산 능력을 70GWh(기가와트시)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70GWh는 연간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배터리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6513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유럽 지역 증설을 토대로 현재 35GWh 수준인 연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0년에는 100∼110GWh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27일 SK이노베이션도 이사회를 열고 9452억 원을 투자해 유럽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부터 헝가리 코마롬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1공장(7.5GWh) 인근에 9GWh 이상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2공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SDI도 2016년 헝가리에 4000억 원을 들여 지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에 56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증설에 나서기로 했다.

글로벌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지주회사인 다임러는 첫 배터리 공장을 완성차 공장 인근의 폴란드에 짓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최근 독일 배터리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세계 최대인 100GWh까지 키운다고 발표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상아프론테크 연초 이후 23%대 급등..일부는 주춤세
너도나도 배터리 증설 경쟁.."그래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연초 이후 전기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거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의 주가에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망설이게 했던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해소됐고 이에 따라 배터리 투자 경쟁에 대한 걱정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마켓포인트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051910) 주가는 연초 이후 무려 12%가량 급등해 현대차(005380)를 제치고 시가총액 4위에서 3위로 뛰었다. 삼성SDI(00640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은 8%대, 4%대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부품 등을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089980)는 23%대 급등세를 보였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 생산업체 포스코ESM과 합병 예정인 포스코켐텍(003670)은 코스피 이전 상장 이슈와 맞물려 8%대 상승하기도 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차량 배출가스 규제가 시행되는 유럽연합(EU) 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1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월비 각각 81%, 102% 증가했다. 중국과 미국도 1월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175%, 41% 늘어났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무려 4.8%로 올라섰다. 실제로 아우디의 첫 순수 전기차인 ‘E-트론’의 예약 수주가 2만대를 넘어섰고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는 올 들어 국내 예약 판매 대수만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대량생산 모델들이 생산 단계에 진입하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트론 1대당 배터리 용량이 95kWh이고 예약 대수가 2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 수요만 약 1.9GWh”라며 “E-트론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E-트론 모델 하나로만 지난해 출하량(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10GWh 상회)의 20% 수준의 수주를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에 대비해 배터리 공급업체들도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동차용 배터리 제조·정유사업과 필름 등 소재사업으로 물적분할을 실시하고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선 헝가리 제2공장 설립을 통해 2022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55GWh에서 60GWh로 확대키로 했다.

포스코켐텍은 포스코ESM과 합병한 후 2020년 2월말까지 2250억원을 투입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1만5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늘린단 계획이다. 2만4000톤은 40kwh급 전기차 배터리 30만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에코프로(086520)의 2차 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5일 상장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증설을 통해 현재 약 2만9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2020년 5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 증설 경쟁 우려로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으나 아직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멀었단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020150), 엘앤에프(066970), 코스모신소재(005070) 등 일부 업체는 연초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향후 최소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공급 능력이 매 2.5년마다 두 배로 늘어야 하는데 이 수요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배터리 수요가 전기차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자전거, 오토바이, 선박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LG화학, 중국 난징에 공장 증설
SK·삼성SDI도 설비 투자 늘려
중국 CATL은 독일에 최대 공장

조선업·건설업보다 3배 더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는 신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 산업).”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연말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대표이사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말이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사진 SK이노베이션]


국내·외 주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가 연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과감하게 ‘베팅’하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는 17일 독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100GWh 규모)을 설립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기존에 계획했던 공장 규모(14GWh)의 7배에 달한다. CATL은 7일 최초로 일본 혼다자동차에 전기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하는데 성공했다.

2017년부터 1위 자리를 CATL에 내준 일본 파나소닉도 반전을 모색 중이다. 판매대수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가 경영상 위기에 봉착하자 독점계약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았다. 지난달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합작사는 도요타·마쓰다·다이하츠·스바루 등 도요타 계열 완성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한다. 도요타자동차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량을 5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파나소식을 위협하는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 [CATL 홈페이지]


국내 업체도 잰걸음이다. LG화학은 지난 7일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1조2000억원)을 발표했다. 별도로 2조1000억원 투자해 제2공장도 설립한다.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8400억원)·중국 창저우(8200억원)·미국(1조9000억원)에 3조원가량을 쏟아부어 생산설비를 신·증설 중이다. 지난해부터 헝가리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한 삼성SDI도 중국 시안에서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제2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 업체만 5조원 안팎을 추가 투입하는 것이다.

한·중·일 3개국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자 유럽연합(EU)도 돈을 풀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전기차에 사용하는 배터리가 100% 아시아 제품이라는 점은 유감”이라며 향후 5년간 7억유로(9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정부 역시 지난해 11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10억유로·1조3000억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박람회 '인터배터리 2018' [중앙포토]


 

"지금 투자하면 2020년 떼돈 번다…앞다퉈 투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들이 앞 다퉈 증설 경쟁에 뛰어든 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매년 40~50% 가량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에너지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155GWh)는 지난해(95GWh)보다 63% 증가할 전망이다. 대규모 장치산업 중 최근 시장 규모가 이처럼 계속 커지는 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거의 유일하다.

덕분에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이미 국내 최대 수주산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지난해 LG화학(40조원)·SK이노베이션(40조원)·삼성SDI(30조원)가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은 110조원으로 추정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주산업인 조선업(271억1000달러·30조5000억원)이나 건설업(321억달러·36조1000억원)의 3배가 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해외에서 따왔다는 뜻이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 삼성SDI]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성장성만 놓고 보면 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주력 수출 산업보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은 갈수록 밝다. 각국이 내연기관 자동차 대상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자동차 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95g/km) 규제를 강화한다. 미국도 승용차 평균연비규제와 무공해차량 의무판매제도를 강화하기 때문에 전기차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때가 되면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급등하는데, 지금 증설하면 2020년 안팎에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가 앞 다퉈 증설하는 배경이다.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사진 LG화학]


또 이 시점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오는 2020년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폐지한다. 이렇게 되면 품질 좋은 배터리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양은연 한국경제연구원 국가비전연구실 과장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추세를 고려하면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며 “중국과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전략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오원석 기자 reporter@joongang.co.kr

LG, 비 중국시장 전기차 배터리 2위
삼성SDI는 4위, SK이노베이션도 6위 진입

[CBS노컷뉴스 이용문 기자]

 

(사진=연합뉴스 제공)중국시장에서 쓰인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글로벌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6위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몽니에 시달리는 중국시장을 포함하면 순위는 점점 뒤로 밀린다.

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시장을 제외하고 2018년 연간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2위, 삼성SDI는 4위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중국시장을 제외한 배터리 에너지 양은 약 37.3Gwh로 전년 대비 8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LG는 7.3Gwh로 1년전 보다 45.9% 성장하면서 파나소닉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또 삼성SDI는 2.8Gwh, 성장률 29.5%로 시장 평균에 못 미치면서 1년전 3위에서 4위로 내려섰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754Mwh로 2.5배 늘면서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올라셨다.

우리나라 배터리 3인방은 먼저 LG화학의 경우 현대 코나와 재규어 I-pace, 르노 Zoe 등의 모델이 잘 팔렸고 삼성SDI는 폭스바겐과 스트리트스쿠터 워크 등의 호조로, SK이노베이션은 니로 BEV와 니로 PHEV 판매가 늘어나면서 선방했다.

그러나 정부가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중국시장을 포함시키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중국 시장에서 쓰인 배터리를 포함할 경우 2018년 에너지 총량은 약 97Gwh로 1년전보다 64% 증가했다.

LG는 약 7.4Gwh로 46.8% 증가했지만 중국의 CATL 이나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 BYD에 이어 4위를 지키는데 그쳤다.

비중국 시장만 집계했을 때 7.3Gwh와 비교하면 중국시장에서는 0.1Gwh 정도만 팔았다는 뜻이 된다.

또 삼성SDI는 약 3.0Gwh 28% 증가했지만 시장평균을 밑돌면서 순위가 5위에서 8위로 내려섰다.

중국시장을 제외하면 6위에 오른 SK 이노베이션은 중국시장을 포함하면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업계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중국시장을 제외한 배터리 사용량이 83% 가까이 증가한데 비해 중국시장을 포함하면 증가율이 64.0%로 20% 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것은 비중국 시장이 약진했고 그만큼 중국시장은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정부가 우리기업들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꾸면 점유율이 훨씬 호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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