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이스라엘 스타트업 '브로드맨17'의 1100만달러 펀딩에 참여…2017년 이후 전장분야 스타트업 투자 10여건]

삼성전자가 해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스타트업에 크고 작은 투자를 단행하며 자율주행 등 관련 기술 확보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투자한 업체의 면면을 보면 전사 차원의 전장사업 육성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가 전장분야 M&A(인수·합병)로 이어질지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넥스트는 이달 초 이스라엘 전장 스타트업인 '브로드맨17(Brodmann17)'이 모금한 1100만달러(약 125억원) 투자에 참가했다. 삼성넥스트의 정확한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수백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브로드맨17'은 AI(인공지능) 기반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개발에 특화된 업체다. AI 기반 딥러닝으로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삼성넥스트는 2년 전에도 이 회사의 AI 분야에 소규모 투자를 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한 이후 삼성넥스트 등 자회사를 통해 전장 스타트업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실제 TT테크(미국, 1000억원), 테트라뷰(미국, 115억원), 솔리드파워(미국), AI 모티브(헝가리), 맵필러리(스웨덴) 등 투자 사실이 공개된 회사만 줄잡아 10여개에 달한다.

선제투자 효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세계 자율주행 기술 특허출원 건수 순위에서 2위(1152건)를 차지했다. 1위는 포드(1225건)이지만, 비(非) 완성차업체로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특히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CIO(최고혁신책임자·사장)는 최근 "우리는 혁신을 추구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이는 해당 기업과 삼성넥스트에 '윈-윈 전략'이 된다"며 추가 투자 및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초 삼성전자가 1억5000만달러(추정)를 투입해 품에 안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코어포토닉스의 경우, 인수에 앞서 2017년 수백만달러 투자를 받은 바 있다. 2015년 인수한 '삼성페이'의 전신인 루프페이도 삼성넥스트가 IM사업부에 소개하면서 M&A가 성사됐다.

삼성전자의 '투자→협업→인수' 공식에 비춰볼 때 루프페이와 같은 '강소기업' 대상 M&A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전장분야에서 아직 이렇다 할 M&A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장분야를 키우겠다는 의지는 확실하다"며 "글로벌 파트너 확보는 물론, M&A 타진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장 스타트업 브로드맨17이 개발한 'ADAS 솔루션 키트'/사진=브로드맨17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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