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1월 투심에 힘입은 이례적 상승랠리… 악재 여전, 주식시장 고평가"]

/AFPBBNews=뉴스1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1월과 같은 상승장은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투자 심리가 완화돼 나타난 상승세였을 뿐 펀더멘털(경기 기초체력)에 의한 게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글로벌 주식 수석 전략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세계 대부분의 주요 지역에서 매우 낮은 주식 상승을 예상한다"며 "시장은 전반적으로 횡보세에 가까울 것이고 상당히 좁은 매매 범위 내에서의 낮은 거래수익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지난 1월 사실상 올해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상승장을 누린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체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1월, 3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1월 한 달에만 7.9% 올랐는데 이는 1월 수익률로는 1987년 이후 최고치였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7.2%, 나스닥지수는 9.7% 등 3대 지수가 모두 강세였다. 유럽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범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600은 지난 1월 6.2% 올랐다.

오펜하이머는 "1월 주식시장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었다"고 지적한다.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글로벌 저성장 우려 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투심에 의해 주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 내내 미중간 무역합의가 잘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 상승 재료역할을 해왔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중 고위급 실무 협상은 우호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은 양국에 좋은 의도와 태도 속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CNBC는 오펜하이머의 발언이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는 때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했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은 최근 올 1분기 S&P500 기업 실적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6.6%으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올해는 6%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관적 전망이 이어진다.

유럽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7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3%로 예측했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1.9%)보다 0.6%포인트 낮춘 것이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불확실성, 독일 경제지표 하락, 프랑스의 대규모 노란조끼 시위 등이 이에 영향을 미쳤다.

투심에 호재 역할을 해온 미중 무역협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 시한인 3월1일 전까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증시에서는 나스닥(-1.2%)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고 다음날 아시아 주요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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