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보사 주성분 '2액' 허가 당시와 다른 세포"
유전자 포함 연골세포→신장세포주 혼입 후연골세포
"병·의원, 골관절염 치료 시 진통제 등으로 대체해야"

【서울=뉴시스】코오롱생명과학과 한국먼디파마는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 시술 건수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600건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2019.02.21.(사진= 코오롱생명과학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2017년 국내 제29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골관절염 치료제(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제조 및 판매가 중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인보사의 주성분인 1액과 2액 중 2액이 정부 허가 당시 제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확인돼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중지를 요청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해당 제품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1액에 포함된 연골세포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투여되는 2액의 세포가 국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지난 29일 식약처에 통보했다. 1액은 동종유래 연골세포이고, 2액은 세포조직 증식을 촉진하는 TGF-β1 유전자 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 "품목허가 당시 '유전자가 포함된 연골세포'였던 2액이 '후연골세포'(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에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 유통 및 판매를 중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 제조과정에서 신장세포(GP2-293)에서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하던 중 분리 정제가 미비해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됐고, 애초 만들려던 연골세포가 신장세포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다만 식약처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제품과 국내에서 시판 중인 제품에 사용된 세포의 제조소가 다른 만큼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해 확인 중이다. 확인 결과는 다음달 15일께 나올 예정이다.

식약처는 인보사 2액이 정부 허가 당시 제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병·의원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를 알려 의사가 해당 제품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접속해 처방할 수 없도록 해 환자들에게 투여되는 것을 차단할 예정이다.

현재 유전자치료제 투약이 가능한 병·의원은 총 912곳이며 이 중 해당 제품이 납품되고 있는 병·의원은 총 443곳이다. 인보사는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시중에 판매되기 전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145명에게, 판매 후에는 3403건이 투여된 것으로 식약처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인보사 투여에 따른 인체 안전성 문제는 크지 않다"는 것이 식약처의 판단이다. 최초 임상시험 이후 시판 후부터 현재까지 11년간 주사부위 통증, 다리부종 등 이상사례는 총 102건(지난 30일 기준)으로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사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회사 측이 제조과정에서 해당 세포(2액)에 방사선 조사를 해 안전성을 확보했고 품목허가 시 제출받은 독성시험 결과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식약처는 환자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이상사례 수집, 유효성 평가수집 등에 대한 장기 추적 조사를 전체 환자로 확대하는 등 인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현장조사 등을 바탕으로 다른 세포가 사용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해당 제품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약사법에 따라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병·의원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제품 이외에 진통제, 스테로이드 제제 등 골관절염 치료제 대체의약품을 처방해달라"며 "해당 의약품 사용으로 이상사례가 발생한 환자는 투여받은 병의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바로 신고해달라"고 전했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자의 삽입 등 변형을 통해 질병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유전자치료제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인보사가 유일하다. 사람의 동종연골세포 및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가진 세포를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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